'역전 DNA' 깨어난 키움 DRX, 농심의 기세를 꺾고 연승 가도에 올라타다
2026년 4월 11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종로 롤파크는 궂은 날씨가 무색할 만큼 팬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경기 시작 전, 관중석의 분위기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키움 DRX 팬들에게 씁쓸한 동정표를 던졌던 게 사실이에요. 1주 차에 디플러스 기아와 DN 수퍼스를 상대로 연승을 달린 농심과 달리, DRX는 무기력하게 연패를 당하며 시작했으니까요. 솔직히 저 역시 "오늘은 농심이 2:0으로 무난히 이기고 일찍 퇴근하겠구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밴픽이 시작되고 선수들의 눈빛을 보니 제 예상이 틀릴 수도 있겠다는 묘한 긴장감이 들더라고요. 결과는 모두가 놀란 2:0, 키움 DRX의 완승이었습니다. 연패 뒤에 찾아온 이 짜릿한 연승이 롤파크를 어떻게 뒤흔들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주 차 연패는 잊어라, 롤파크를 뒤흔든 DRX의 짜릿한 반등
이번 경기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기세라는 게 참 무섭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1주 차의 DRX는 팀워크가 톱니바퀴처럼 어긋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농심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나타났거든요. 한진 브리온전에 이어 농심까지 잡아내며 2연승을 달성한 DRX는 이제 2승 2패(득실 -1)로 당당히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2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며 T1과 공동 4위가 된 농심의 표정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이 로스터를 보고 "과연 구력이 있는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그들의 집중력은 대단했습니다. 1주 차와 2주 차의 성적이 이렇게 극명하게 엇갈리는 걸 보니, 시즌 초반의 부진은 단순히 예방주사였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관계자 대다수가 농심의 승리를 점쳤던 승부 예측을 비웃듯 결과로 증명해낸 DRX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리헨즈의 변수 픽 애니비아를 정면으로 돌파한 DRX의 집요한 운영
1세트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구성은 단연 '리헨즈' 손시우의 애니비아 서포터였습니다. 2026년에도 이런 조커 픽으로 판을 흔드는 리헨즈의 창의성은 정말 화제였잖아요. 실제로 애니비아의 장벽에 바텀 균형이 초반부터 무너졌을 때만 해도 "아, 역시 경험치는 무시 못 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무거웠거든요. 원딜 간의 격차가 벌어지면 수습하기가 정말 힘든 게 요즘 메타니까요.
하지만 DRX는 여기서 당황하지 않고 집요하게 '킹겐'의 제이스를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도주기가 부족한 제이스를 계속해서 건드리며 손해를 수익으로 치환하더라고요. 결국 25분경, 바이-오리아나 콤보로 상대 진을 잡아낸 장면은 이 경기의 백미였습니다. 유리했던 게임이 단 한 번의 판단 미스로 무너지는 걸 보면서, 제 생각에는 농심이 초반 우위에 취해 포지셔닝을 너무 안일하게 가져갔던 게 패착이었던 것 같아요. DRX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역전승을 완성하며 자신들의 '역전 DNA'가 건재함을 보여줬습니다.
리치의 슈퍼 궁극기와 레이지필의 압도적인 반응 속도가 만든 결정적 차이
2세트는 팽팽한 흐름이 유지됐지만, 승부처는 22분경 드래곤 앞이었습니다. 여기서 '리치' 이재원의 나르가 보여준 점멸-궁극기 콤보는 그야말로 전율이 돋는 장면이었습니다. 부쉬에 뭉쳐있던 농심 선수들을 한꺼번에 벽으로 몰아넣는 걸 보면서 "와, 리치의 피지컬이 전성기 폼으로 돌아왔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리치 선수는 인터뷰에서 "걸기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그 찰나의 결단력이 팀을 승리로 이끈 셈이죠.
여기에 최근 합류한 베트남 용병 '레이지필' 유나라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애니의 점멸-궁극기를 암흑 시야에서 반응해 피하는 걸 보고 "이게 정말 사람의 반응 속도인가?" 싶어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리치 선수도 레이지필의 반응 속도를 극찬했는데, 제가 보기엔 이런 신예의 폭발적인 피지컬이 베테랑들의 운영과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신구 조화야말로 지금의 DRX가 무서운 진짜 이유입니다.
"저점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 농심 최인규 감독의 뼈아픈 자기반성
완패를 당한 농심의 최인규 감독은 인터뷰에서 매우 단호하게 현 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했습니다. "반격 한 번 제대로 못 해보고 진 것 같아 굉장히 아쉽다"는 말에서 깊은 씁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농심은 스카웃, 리헨즈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리한 고지에서 운영 미숙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했습니다.
최 감독이 지적한 것처럼 상대 순간이동 타이밍을 간과하고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실점하는 실수는 프로 단계에서 정말 치명적이거든요. 감독이 선수단 전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봅니다. 3주 차에 피어엑스와 브리온을 상대해야 하는 농심 입장에서는 승패보다 '저점'을 높이는 게 가장 큰 과제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농심의 이런 부진이 일시적인 흔들림일지, 아니면 팀워크의 근본적인 한계일지 3주 차 경기가 그 판가름의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2026 LCK NS vs KRX 매치 17 하이라이트 [출처: 유튜브 LCK]
역전의 팀 정체성을 되찾은 DRX, 서부권 경쟁의 새로운 태풍의 눈이 될까?
이번 경기를 통해 키움 DRX는 단순히 2연승을 했다는 사실보다, 자신들만의 '역전 DNA'와 단단한 응집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1주 차에 그들을 무시했던 여론을 실력으로 잠재운 셈이죠. 반면 농심은 화려한 라인업에 걸맞지 않은 운영의 허점을 드러내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제 생각에는 올해 LCK 중위권 싸움이 이번 DRX의 반등으로 인해 더 예측 불가능한 혼전 양상이 될 것 같습니다. 신예 '레이지필'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리치-유칼'로 이어지는 상체의 노련함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3주 차에 만날 BNK 피어엑스와의 대결도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한편으로는 농심이 이번의 쓴 약을 잘 소화해 다시금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도 듭니다. 2026 LCK 정규 시즌, 이제 막 1라운드가 진행 중이지만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네요. 다음 주에도 롤파크에서 펼쳐질 뜨거운 혈투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