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LCK KT vs DK: '한타의 정점' 에이밍이 '운영의 늪'을 걷어낸 방법
어제였죠. 개막 4연승을 달리며 '지는 법'을 잊은 듯한 KT 롤스터와, 매 경기 기발한 전략으로 변수를 만드는 디플러스 기아(DK)의 맞대결이 펼쳐졌거든요. 저도 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지켜보는데, 1세트 결과만 보고 "어? 오늘 KT 연승 끊기겠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하지만 결과는 2-1 역전승. 역시 강팀은 위기 상황에서 본연의 색깔이 더 진하게 드러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은 경기였습니다.
밴픽의 묘미 – '탑 베인'부터 '나피리'까지, 종로를 뒤흔든 조커 픽 대결
솔직히 이번 경기는 밴픽 단계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1세트에서 KT가 탑 베인을 꺼낼 때만 해도 "와, 진짜 공격적이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독이 됐습니다. 루시드 최용혁 선수의 자르반 4세가 바텀을 완전히 터뜨리면서 에이밍 김하람의 카이사가 초반에만 3데스를 기록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KT가 탑에 너무 힘을 주다가 팀의 상체와 하체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3세트가 진짜 백미였습니다. DK가 탑 바루스를 꺼내자 KT가 나피리로 맞불을 놨거든요. 스크림에서도 자주 나왔던 구도라는데, 사실 나피리 같은 챔피언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잖아요. 초반 라인전은 바루스가 압도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피리의 존재감이 살아나는 걸 보며 KT의 밴픽 수정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1세트의 베인 실패를 3세트의 나피리 성공으로 덮어버리는 그 배짱, "이게 바로 선두 팀의 여유인가?" 싶더라고요.
승부의 분수령 – 3,000 골드 격차도 무색하게 만든 '비디디-에이밍'의 한타 집중력
경기를 보면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KT의 뒷심입니다. 3세트 초반, 글로벌 골드가 3,000 이상 벌어지고 바론까지 내줬을 때만 해도 "아, 이번 판은 DK가 가져가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KT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상대 핵심 딜러를 끈질기게 솎아내며 야금야금 격차를 줄이는데, 그 중심에는 역시 비디디 곽보성과 에이밍 김하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44분 미드 근처에서 벌어진 마지막 한타는 정말 전율이 돋았습니다. 에이밍 선수가 유나라로 각을 직접 설계하며 들어가는 모습은 "내가 왜 현재 LCK 최고의 원딜러 중 한 명인지"를 증명하는 듯했죠. 개인적으로 2022년 MSI 때 비디디 선수의 활약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는 그때보다 더 노련해진 느낌입니다. 운영의 DK라고 불리지만, 정교하게 짜인 KT의 한타 조직력 앞에서는 그 운영조차 무력해지는 셈이죠.
감독의 시선 – "쉬운 게임을 어렵게 했다" 김대호 감독의 뼈아픈 고백
경기 후 인터뷰에서 디플러스 기아의 김대호 감독은 "패배해서 굉장히 아쉬운 하루"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특히 3세트에 대해 "쉬운 게임을 어렵게 하다가 졌다"고 평가했는데, 이 말이 참 와닿더라고요. 오브젝트를 준비하며 진득하게 가야 할 타이밍에 너무 아슬아슬하게 이득을 보려다 넘어진 거죠.
사실 DK 선수들은 신예가 많아서 이런 경험이 피와 살이 되겠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참 씁쓸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반면 KT 선수단은 "놓쳤던 부분을 빠르게 피드백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히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패배한 쪽은 배움을 얻고, 승리한 쪽은 여유를 얻은... 어쩌면 1라운드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성장 서사가 아닐까 싶네요.
단순히 잘하는 팀이 아닌 '이길 줄 아는 팀', KT의 완성도
이번 경기를 통해 KT 롤스터는 단순한 연승 팀을 넘어,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 공식을 찾아내는 '완성형 팀'으로 거듭났음을 증명했습니다. 퍼펙트 이승민의 과감함, 비디디의 노련함, 그리고 에이밍의 폭발적인 캐리력까지. 이 로스터를 보고 있으면 "올해 사고 치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제 KT는 구단 역사상 최다 개막 연승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다음 상대가 DN 슈퍼스인데,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네요. 반면 7위로 내려간 디플러스 기아는 금요일 T1전이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과연 KT의 이 폭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저도 이번 주 금요일 경기까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