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응어리 씻어낸 ‘북벌’ 성공기... DK, 22번째 도전 끝에 젠지 천적 관계 청산

2026년 4월 11일 토요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종로 롤파크의 공기는 평소보다 훨씬 무거웠습니다. 디플러스 기아(DK) 팬들에게 젠지라는 팀은 단순한 라이벌을 넘어선, 거대한 트라우마였거든요. 2021년 이후 무려 5년 동안 단 한 번의 매치 승리도 거두지 못한 채 21연패를 기록 중이었으니까요. 저 역시 경기 전 선수들의 표정을 살피며 "과연 오늘 저 심리적 압박감을 견딜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0 완승. 무려 22번째 도전 끝에 완성된 이 '북벌 신화'는 단순한 1승을 넘어 LCK 역사에 남을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오늘 그 뜨거웠던 현장 생생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21전 22기, 롤파크를 눈물바다로 만든 디플러스 기아의 역사적 승리

사실 경기 전 모니터에 '상대 전적 0대 21'이 찍히는 걸 볼 때마다 제 가슴이 다 아팠거든요. 지고 싶어서 지는 선수는 없겠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아, 또 졌구나"라는 반응을 견뎌야 했던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달랐습니다. '시우' 전시우 선수가 인터뷰에서 "연습 때부터 이길 것 같았다"고 말했는데, 그 근거 있는 자신감이 경기력에 그대로 묻어났거든요.

경기가 끝나고 넥서스가 터지는 순간, 롤파크 현장은 그야말로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습니다. 몇몇 팬분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울컥하더라고요. 5년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 순간, DK는 단순히 2승 2패로 공동 4위가 된 게 아니라, 팀 전체를 짓누르던 거대한 저주를 풀어낸 셈입니다. 팩트로 봐도 22차 북벌 성공이라는 수치는 그 자체로 경이롭습니다.

애니비아로 판을 짠 쇼메이커의 결단과 신구 조화가 일궈낸 1세트의 반전

1세트 밴픽부터 디플러스 기아의 의지가 돋보였습니다. 젠지가 라이즈와 판테온이라는 황금 조합을 가져갔을 때만 해도 "아, 젠지가 운영으로 말려 죽이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쇼메이커' 허수가 애니비아를 꺼내 들었습니다. 저는 이 픽을 보면서 "역시 허수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의 노림수를 받아치면서 후반 밸류까지 챙기겠다는 명확한 계산이 보였으니까요.

실제로 18분 드래곤 교전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커리어' 오형석의 바드가 보여준 궁극기 활용은 소름 그 자체였습니다. 지형을 통제하는 애니비아의 벽과 바드의 변수 창출이 결합되니 젠지의 돌진 조합이 무기력해지더라고요. 신인인 오형석 선수가 큰 무대에서 이런 대범함을 보여준 건, 김대호 감독님이 강조한 '우상향하는 기량'이 팩트로 증명된 순간이었습니다.

바론을 내주고도 넥서스로 돌격한 과감함, 젠지의 숨통을 조인 루시드-시우의 무력

2세트 승부의 분수령은 젠지가 바론 버프를 둘렀을 때였습니다. 보통의 팀이라면 위축될 법한데, DK는 오히려 넥서스까지 직진하는 공격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POM(Player of the Match)으로 선정된 '시우' 전시우의 레넥톤은 그야말로 '괴물' 같았어요. 상대 딜러진을 고립시키는 파괴적인 무력은 보는 내내 "와, 이게 신인의 피지컬인가?" 싶어 입이 떡 벌어지게 하더군요.

'루시드' 최용혁 역시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판을 깔아줬습니다. 젠지의 '류' 감독이 지적한 콜 미스와 엇박자를 DK는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 "우리 조합은 한 번 물면 뒤를 안 보고 넥서스까지 가야 한다"는 전시우 선수의 말처럼, 팀원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공포스러울 만큼 완벽했습니다.

“월즈 우승보다 기쁘다” 쇼메이커의 진심과 김대호 감독이 찾은 최적의 밴픽

경기 후 '쇼메이커' 허수의 인터뷰는 제 심장을 울렸습니다. "2020년 월즈 우승 때보다 더 기뻤다"는 말에서 그가 짊어졌던 젠지전 연패의 짐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느껴졌거든요. 손이 떨리고 울컥했다는 고백을 들으면서, 프로게이머에게 이런 상징적인 승리가 얼마나 큰 원동력이 되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북벌'이라는 밈을 본인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받아들였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또한, 김대호 감독님의 피드백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화생명전에서의 '나쁜 밴픽'을 경험으로 삼아 '좋은 밴픽'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은, 단순히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데이터와 이론이 결합된 팩트였습니다. 밴픽부터 유리하게 시작하니 선수들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고, 그것이 곧 경기력으로 이어진 셈이죠. 역시 패배에서 배움을 얻는 팀은 무섭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천적 관계를 파괴한 DK의 대도약, 이제는 월즈 우승까지 바라본다

DK 시우 젠지와의 경기 우승 후 인터뷰
DK 시우 젠지와의 경기 우승 후 인터뷰 [출처: 치지직 인터부 영상 캡쳐]


이번 승리로 디플러스 기아는 2승 2패, 공동 4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반면 젠지는 2패째를 당하며 3위로 내려앉았는데, '류' 감독 체제에서 노출된 콜적인 엇갈림은 빠르게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번 승리가 단순히 기록 하나를 깬 게 아니라 DK 선수들에게 "우리는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강력한 멘탈리티를 심어줬다고 봅니다.

전시우 선수는 이미 "지금 경기력이라면 월즈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선언했습니다. 5년을 기다린 북벌 성공,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라 이제 겨우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 KT와 T1이라는 강팀들을 연이어 만나는 DK가 과연 이 기세를 이어가며 진짜 '왕의 귀환'을 알릴 수 있을까요? 2026 LCK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는 지금, 롤파크의 드라마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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